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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경험담

가족 [가족] 누구의 엄마도 아내도 아닌 “나”로서 바로서기 …

작성일2021-07-16 조회수812

 안녕하세요~ 저는 동갑내기 남편과 중3 딸아이의 엄마로 평범하게 삶을 살아가고 싶은 가정주부입니다.


 지금까지의 삶이 어떠했는지 잠시 말씀드리겠습니다.


 결혼 초에 남편은 가정보다는 돈에 대한 개념(일을 해서 번 돈을 필요한 곳에 쓰는 것)도 없고 잘 몰라서 주변에 친구나 동료들과 어울려서 돈이 있으면 바다이야기, 포카 등을 하면서 빚을 지고 갚는 생활을 해왔고, 그래서 월급보다 더 많은 돈을 가져갔고 빚이 없다고 생각하고 생활이 안정될 만하면 대부업체의 전화, 방문 등의 빚 독촉이 다시 이어져서 맞벌이를 해도 생활비가 모자라서 한사람 몫의 월급으로 겨우 세 식구가 먹고 살았습니다. 그때 남편이 다녔던 회사는 사장이 아는 형 이라 월급을 가불로 미리 쓰고 월급을 가져오지 못할 때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그 회사를 그만두게 하고 제가 직장을 알아봐서 취직을 시키고 그곳에서 10년을 넘게 근무했습니다. 퇴사 때까지 연차수당, 연말정산 환급 등은 한 번도 받아 보지 못했지만 한 달에 1번 받는 월급만으로도 감사하며 생활했습니다.


 2017년 어느 날 남편이 빚을 더 이상 책임지지 못할 부분에 이르러서 결국 저한테 얘기하고 빚을 갚아 달라고 했습니다. 기존에는 휴대폰 대포폰이나 개인 신용대출을 받아서 돌리고 갚고 하면서 했는데 그 때 처음으로 휴대폰으로도 스포츠 게임을 해서 몇 십 만원이 몇 백이 되고 몇 천만이 되어 큰 빚이 되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살면서 결혼 초부터 이래저래 돈을 갚아주고 한 것이 여러 번 되었지만 이만큼 크게 빚을 지게 된 경우는 처음이라 너무 당황스럽고 어떻게 할 수 없어서 시댁부모님한테 말씀 드리고 의논을 했지만 시댁에서는 그동안 갚아 줄 수 있는 한도에서 몇 번 갚아주고 했기에 이제는 더 이상 능력도 없고 너희가 알아서 하라는 입장이었습니다. 


 경제적으로 가정생활의 유지가 힘들어서 이혼을 여러 번 생각했지만 그럴 때마다 딸아이를 생각하여 부모의 이혼으로 상처받을까봐 “나만 참고 살면 되겠지” 하고 열심히 맞벌이를 하며 살았습니다. 정말 힘든 시간이었지만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고액의 부부 상담료를 지불하고, 무엇이 문제인지 서로의 고민, 불만을 알고 이해하면 고칠 수 있을까 싶어서 서울로 2달이 넘게 상담을 다녔습니다. 그 당시에는 남편이 반성하는 모습과 잘하겠다고 하는 말로 나아지는 면도 보이고 해서 저도 마음을 조금씩 추스렸습니다. 바로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남편에게 다시는 게임을 하지 말라는 나름 강한 협박과 경고를 주며, 한 번에 있는 빚을 다 갚기에는 무리여서 여러 곳을 알아보다가 개인회생이라는 신용회복위원회에 의뢰하여 8년 동안 1달에 몇십만원 정도의 돈을 상환하는 조건으로 남편의 있는 빚을 모두 정리했습니다. 그 때는 빚만 갚아주면 끝인 줄 알았습니다. 그 후 몇 년간은 월급 때마다 꼬박꼬박 신용회복위원회 상환을 잘하면서 평범한 가정처럼 여름휴가도 가고, 가족 경조사도 챙기고, 영화도 보러다니며 잘 지내왔습니다.


 2020년 7월 말쯤 제가 직장생활이 힘들어 그만두고 집에서 여유롭게 지내고 있을 때였습니다. 딸아이가 다니는 학교에서 우리애가 불량 아이들과 어울리고 있음을 연락받고 너무 놀랐습니다. 나보다 남편이 딸아이 문제로 더 충격을 받고 자기 탓이라고 울고 후회하였습니다. 너무 속상하고 믿어지지 않아서 며칠 간 딸아이를 다그칠 때 울면서 억울하다는 듯이 딸아이가 말했습니다. “왜 나만 갖고 그래요, 아빠도 다시 휴대폰으로 게임하고 있는 데~, 엄마만 몰랐지”하고 얘기했을 때 더 충격이었습니다.


 남편한테 바로 물어보니 처음엔 절대 아니라고 했는데 휴대폰으로 게임 흔적을 찾아 보여주니 그때서야 인정했습니다. 사실 아이문제도 걱정되고 힘들었지만, 남편에게 제가 한번 씩 도박이나 게임을 하냐고 물었을 때 “게임 안한다고, 다 끊었다고, 할 돈도 없다“고 하여 그런 줄로만 믿고 살았습니다. 개인회생으로 빚을 갚고 있는 상태에서 다시 도박을 하리라곤 생각을 못했는데, 정말 속이 터지고 왜 이것을 또 했나 너무 답답하고 돈의 출처가 궁금하여 계속 추궁하니 신용회복위원회의 상환금액을 정기적으로 입금을 잘하였더니 대출한도가 생겨서 3백만 원을 인출하여 2020년 1월부터 휴대폰으로 게임을 조금씩 했다고 합니다.


 남편은 돈이 얼마 안돼서 “괜찮아, 이번엔 금액도 적고 얼마 안했으니 금방 끊을 수 있어”라고 얘기했지만 그런 남편에게 또 한 번의 배신감을 크게 느끼게 되고, 금액이 많고 적음을 떠나서 이렇게 하다가는 전처럼 또 몇 천 만원 빚이 생겨서 더 많은 돈을 갚을 일이 생길 것 같았습니다. 결혼초 부터 맞벌이를 해서 제가 가정을 끌어왔기에 남편은 가정에 대한 책임이나 돈에 대해선 일절 신경을 쓰지 않아서 이런 일이 계속 반복하여 일어났던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지를 모르고 있다가 우선 딸아이 상담을 위해서 아무한테도 얘기도 못하고 정신없이 인터넷으로 청소년 상담을 알아봐서 딸아이 상담을 시작했고, 저도 엄마로서 아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부족한 부분을 알고자 상담 받고 진행하다가 남편의 얘기가 나왔고 상담사분이 오랜 기간 동안 계속하여 게임스포츠를 중단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도박중독임을 알게 해 주셨고 그래서 이 곳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에 접수하여 상담 받게 되었습니다. 남편도 힘들지만 가족 또한 더 힘들 것이라고 해서 저도 같이 개인상담을 신청 했습니다. 사실 몇 년 전에도 이런 곳이 있나 해서 알아봤지만 그때는 못 찾았습니다.


 남편은 도박센터 상담사 선생님과 매주 약속을 잘 지키며 같은 고통을 겪고 있는 동료들 모임도 참석을 했습니다. 올해 초 코로나바이러스가 심해져 집단모임이 일시 중단하게 되면서 단체모임 참석은 못하지만 남편의 의지가 강하여 개인상담은 마쳤습니다. 이 단도박 의지가 지속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남편의 도박으로 처음에 센터를 방문하여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습니다. 그 당시 나의 생각은 나 스스로는 내가 너무 불쌍하고 억울하고 속상하기만 했습니다. 


 결혼해서부터 쉬는 날도 없이 여행도 제대로 못하고 앞만 바라보며 사고 싶고, 입고 싶고, 먹고 싶은 것을 참고 아끼고 절약하며 가족을 위해 열심히 직장생활 한 것 밖에 없는데 그것에 대한 보상이 남편의 도박중독으로 인한 빚과 딸아이의 불량한 학교생활이라니 참 어이가 없고 지금까지의 삶이 너무 허무하고 후회스러웠습니다. 내가 무엇을 잘못했고 왜 나만 이런 상황들을 겪게 되는 건지, 생각할 때마다 가슴 아프고, 매일 눈물만 나오고, 외출이나 만남을 자제하며, 누구에게 말도 못하고 혼자만 끙끙 앓고, 가족이나 친구들한테는 아무 일도 없는 듯 웃어가며 평범함을 가장하며 지냈습니다. 남들은 평온하고 즐거운 삶들을 행복하게 잘 살고 있음을 부러워하며 현실에서의 지옥을 겪었습니다. TV에서 나오는 도박중독자의 얘기가 남이 아닌 내 남편의 얘기로 와 닿았을 때 정말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센터 상담사 선생님과의 개인상담을 한 주씩 할 때마다 그동안의 속상함과 고민, 걱정거리들을 얘기함으로 마음속의 응어리가 풀어지고 문제가 조금씩 해결되어서 남편의 도박을 고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을 갖고 상담시간을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직업, 나이, 성별 상관없이 나도 모르게 주변인들과 인터넷, 휴대폰을 통해 나도 모르게 빠져들어 이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 및 가정 파탄을 겪게 되는 경험들을 영상을 통해 듣고, 도박중독으로 빚을 지게 되면 갚아주거나 도와주지 말고 본인 스스로 갚아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 빚을 갚아주는 것이 해결이 아닌 것과 가족 중 아들과 남편이더라도 본인의 삶을 책임지고 살아가야 함과 도박중독이 치료약도 없고 쉽게 치유되지 않는 무서운 병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 가족치유 프로그램을 통해서는 남편에 대한 사랑보다는 미움과 원망이 컸고, 내가 받은 상처를 위로받기를 원했고, 그래서 일이 생길 때 마다 그것을 핑계로 내 안에 쌓였던 억울함과 분노를 쏟으며 을이 아닌 갑으로서의 나쁜 행동들을 남편과 딸아이에게 하므로, 보이지 않는 많은 스트레스를 주며, 내가 가장 힘든 줄만 알았는데 오히려 내가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로의 역할을 해 왔던 것임을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그러기에 남편과 딸아이의 잘못도 있지만 나의 남의 탓(너 때문에)으로 상대방이 변화되고 고쳐지고 나아지기를 바랐던 것들이 반대로 내가먼저 생각과 행동들이 변화되어져야 함을 새삼 느꼈습니다. 그것을 알게 된 후로는 내 안의 화나 불안이 하나씩 풀어지고 마음도 조금씩 평안해지고 신경을 덜 쓰게 되었고 무엇보다 남편이 도박을 다시 하지 않을까 하는 의심과 걱정을 내려놓고 되고 남편과 딸아이의 상처를 내가 할 수 있는 방법들로 하나씩 보듬어 주고 이해하고 풀어주려고 하는 마음이 큽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남편의 도박중독으로 인해 치료 받으려고 상담 온 곳에서 내가 상담 받으므로 답답한 마음,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것들을 편안하게 얘기하고 들어주심으로 내 안의 상처를 다시 들여다보고 나를 위로하게 되고, 남한테는 하지 않았던 것들을 가족들한테는 오랜 직장생활로 몸에 밴 행동들로 나도 모르게 나오는 말의 표현이나 행동들이 잘못되게 이어졌음을 알게 됐습니다. 앞으로는 가족들에게 다정하고 그때의 심정을 이해하고 지금 당장은 한 번에 나아질 수 없지만 조금씩 고침으로 어제 보다 좋은 관계 회복이 있음을 기대합니다.


 남편은 개인상담과 단체모임은 참석하지 않고 있습니다. 작년에 재발하여 생긴 빚은 본인의 용돈에서 이자와 원금을 조금씩 상환하는 것으로 정리했습니다. 본인 스스로 한 번 더 도박을 하게 되면 가정이 깨어짐을 알기에 직장생활보다는 몸이 많이 힘들지만 가정의 책임감과 부담감을 갖고 그동안의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열심히 가족을 위해 살아가려고 애쓰고 있고, 저는 그런 남편을 묵묵히 바라보며 응원하고 있고, 가끔씩 도박으로 인한 재발이 의심, 걱정되어 다툼이 있더라도 서로 대화로 풀고 돈에 대해서는 비밀이 없이 정직하게 얘기하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합니다.


 딸아이는 작년에 청소년 상담을 여러번 하면서 사춘기의 방황을 정리하며, 자연스럽게 불량친구들과의 관계도 끊고, 본인이 원하는 진로를 정해 열심히 공부를 하며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저는 그동안 돈이 있어야만 살 수 있는 줄 알았고 그래서 돈 벌기에만 급급해했고 바쁘다고 너무 쉼도 없이 돈돈하며 살았던 것 같습니다. 이것을 계기로 현재는 아픈 곳이 있어서 치료도 받고, 딸아이와 함께 하지 못했던 시간을 보내고 있으며, 남편의 도박으로 인해 힘든 점도 많았지만 가족의 소중함과 그동안 하지 못하고 느끼지 못했던 것들과 어떤 것을 좋아하고 기쁘게 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하나씩 찾아가고 알아가고 있습니다.


남편과 딸아이에게 초점을 맞춘 하루의 삶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내가 먼저 하루하루를 보람되고 기쁘게 

살아감이 행복이고 내가 행복해야 가족도 

행복해짐을 기대합니다.

새로운 나를 찾아가는 시간이 주어짐에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출처: 2021년 회복자 성장대회 수기집 – 나는 나를 사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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