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재활

회복경험담

도박경험자(도박자) [성인] 우리 부부는 함께 회복 중 입니다

작성일2021-07-16 조회수382

 남자를, 배우자를 선택함에 있어서 주변에 부자들이 많았지만 부자들은 자기 자신만을 위하는 이기주의자들이라는 생각에 나 스스로 구속받으며 살 것 같아, 부자는 아니었지만 나만을 위하여 살아줄 것 같은 착한 남자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선택이 나를 병들게 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행복의 시간은 두 달로 마감을 해야만 했습니다.


 남편은 심한 알콜 중독자였습니다. 술을 안 마실때는 세상없는 착한 사람이지만, 술이 들어가면 360도로 완전히 미친 사람으로 변했습니다. 사는 것이 지옥 같아서 남편을 버리고 떠나려고 했지만, 딸아이를 임신한 터라 아이를 지우는 것은 죄짓는 것 같아 아이를 생각해서 떠날 맘을 접고 내 팔자라 생각하고 살기로 했습니다. 그래도 중화요리 가게를 운영하게 되었고, 가게가 잘 되어서 돈 버는 재미를 즐기며 그런대로 삶을 살았습니다.그러나 남편의 술 문제가 더욱 심해지면서, 툭하면 술 문제로 사고를 치면서 버는 것보다 사고를 수습하는 것에 더 큰 돈이 들어가면서 사는 것이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힘들어도 살아있으니 그냥 그런대로 속 썩으며 살아지더라구요.


 그러다 둘째로 아들을 임신했는데, 사실 낳아야 할지 고민이 되었습니다. 아버님께서는 첫 손자라고 꼭 낳으라고 하시고, 제 생각에도 아들을 낳으면 남편이 정신 차릴 줄도 모르겠다 싶어서 아들을 낳았습니다. 그런데 하늘도 무심하시지!!! 아들이 선천적 장애(지적장애)를 가지고 태어나면서 희망은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남편은 아들이 장애인 것을 핑계 삼아 더더욱 술독에 빠져서 살아갔습니다.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길래 어찌 나한테 이런 고통을 계속 주시는지, 정말이지 하늘이 원망스럽고 죽고 싶은 심정으로 매일을 살았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저는 29세에 갑상선 암에 걸리게 되기까지 했습니다. 죽을 것 같았지만 아이들을 위해서 힘을 내서 수술을 받았고, 다행히 수술은 잘 되었어도 갑상선을 제거했기에 평생을 호르몬 조절약을 먹어야 하는 아픔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남편과 아이들을 버리고 떠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제게 알려준 스포츠 토토 복권이 맞을 때면, 돈이 생기고 기분도 좋아지면서 정말 저한테 딱 맞는 신기루 같았습니다. 과유불급이라고 욕심은 화를 부른다더니 이 신기루가 제가 도박중독에 빠지는 함정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눈만 뜨면 토토 복권을 하게 되었고, 돈은 점점 줄어드는데 한방 크게 맞으면 된다는 기대감으로 계속 토토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매번 안 맞는 것이 아니라 가끔 복권이 맞을 때면 기분 좋고, 잃은 돈은 생각도 안하고 도박중독 속으로 계속 빠져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남편은 알콜중독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남편이 병원에 있게 되자 저는 남편 눈치 볼 필요도 없게 되었고, 남편이 1년 6개월간 병원 치료받는 동안 도박중독이 더 심해지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빚은 늘어났고, 은행 대출도 막히고, 카드 대출 빚은 늘어나고, 지인들에게 돈을 빌리다 사채까지 쓰게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이놈의 도박은 끊어지지 않았습니다. 빚을 갚기 위해서라도 토토복권을 계속 해야만 했습니다.


 매일이 빚 독촉으로 두려움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보다 더 두려웠던 것은 남편이 알게 될까봐 하는 걱정이었습니다. 두려움의 나날 속에 목숨을 버릴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장애를 가진 아들을 지켜야 했고, 죽고 싶어도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꼬리가 길면 잡힌다는 속담이 있듯이 남편이 나의 도박중독을 알게 되었습니다. 화는 냈지만 빚이 얼마냐 하면서 선뜻 ‘이천만원’을 주면서 빚을 갚으라 했습니다.


 사실은 ‘이천만원’가지고는 택도 없었거든요. 저는 이천만원으로 토토복권에 투자해서 수익으로 빚을 청산하려 했지만 아뿔싸 모두 날리고 말았지요. 그런데도 저는 복권을 끊지 못하고 계속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남편이 이 사실을 다시 알게 되었고 남편은 이혼하자고 했습니다. 저도 더 이상 어쩔 수 없어서 이혼한다고 했습니다. 합의이혼하려고 법원에 갔는데 판사님께서 아들이 미성년이라고 3개월간 조정기간을 주었습니다. 이 조정기간이 나에게 희망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한달을 남겨둔 어느 날, 남편이 나는 당신을 용서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며 용서는 지금 믿고 있는 신만이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이혼하지 말고 우리를 위해서 여태껏 살아왔으니 아픈 아들을 위해서 다시 힘을 합쳐 살아보자고 하기에 그러기로 했습니다. 남편은 알콜중독에서 회복하기 위해 알콜병원을 퇴원하고 A.A.모임과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를 다니고 신께 의지하면서 하루하루 술을 안마시고 새로운 삶을 배워가며 회복하는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남편이 함께 살기로 한 날, 저에게 자신이 다니는 중독상담센터로 나가서 상담을 받아보자고 해서 이제는 피할 데도 없어서 남편이 하자는 대로 상담센터로 갔습니다. 상담센터에서 남편이 회복을 잘하고 있었기에 저를 반갑게 맞아주시고, 저의 이야기를 들어주시고 지금 제가 회복하기 위해 다니고 있는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세종충북센터를 소개시켜 주었습니다. 그곳에서 교육을 받고 나의 도박중독이 병임을 알게 되었고 센터에서 소개시켜준 G.A.모임을 나가게 되었습니다. 상담과 음악치료를 꾸준히 받고, G.A.모임에도 꾸준히 나간 결과 3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도박에 손을 대지 않고 있습니다.


 도박이 멈추어지면서 3년이라는 세월동안 남편과 힘을 합쳐서 사채 빚은 다 갚고 은행 빚은 개인회생하고, 지금은 지인에게 진 빚이 조금 남았으며 잃어버린 가족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지인들과도 소통을 잘하고 있으며, 누구 앞에서도 당당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에게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움 주신 신께 감사드리고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세종충북센터, G.A.모임에 감사드립니다. 항상 남의 편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나의 힘이 되어 주는 남편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참고로 저희 남편은 알콜중독자이었지만, A.A.모임과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를 지금도 꾸준히 참석하면서 6년 6개월동안 술을 한 방울도 마시지 않고 알콜중독에서 회복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도박중독은 누구나 걸릴 수 있는 병입니다. 

병에 걸린 것은 내 책임이 아닐 수 있습니다. 

그러나 회복하는 것은 나의 선택과 책임입니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와 G.A.모임은 언제나 여러분을 위해 문을 활짝 열어놓고 있습니다. 용기내셔서 지금 바로 도움을 요청하세요. 함께하면 회복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 우리 함께 해요!!!


출처: 2021년 회복자 성장대회 수기집 – 나는 나를 사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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